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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을 위한 힘찬 출발을 축하하며 – 이만열

2014년 2월 12일
먼저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을 위한 힘찬 출발을 축하합니다.



한국기독교의 출발과 관련, 1816년 충남 서천군 마량진에 영국 군함이 들어와 영문성경을 넘겨주고 산 시기부터 시작하면 거의 2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 뒤 1832년의 귀츨라프 선교사의 한국 방문과 1866년의 토마스 목사의 평양 방문, 1879년 만주에서 4사람의 수세자의 출현을 거쳐, 1882년 한글로 번역된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의 첫 간행을 감안해도 132년이나 됩니다. 선교사가 들어오기 전에 번역된 성경에 의해 자생적인 신자들이 생겨났다는 놀라운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한국 개신교회는 그 뒤 세계선교사상 유례없는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외형적인 수적인 증가뿐만 아니라 신학과 신앙 등 내적인 발전, 나아가 독립운동과 인권 민주화 운동 등 사회적 기여에도 남다른 역사를 지녀왔습니다. 실로 한국의 근대화와 민주화, 산업화는 개신교회에 힘입은 바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역사를 지녀왔기에 그 동안 남긴 문화유산 또한 어느 종단에 못지않게 풍부하게 남겼습니다. 기록과 출판, 건축과 예술 등 다방면에 걸쳐서 많은 문화유산을 남겼습니다. 그 동안 우리 교회는 이런 문화유산에 대해서 그 가치를 별로 소중하게 생각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불교나 가톨릭처럼 의전이나 모형을 중요시하지 않는 개신교의 특징과도 일면 상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래된 교회건물은 더 편리하고 새로운 활용을 위해서 헐어버렸습니다. 오래된 서책이 있어도 더 편리한 활자매체에 더 익숙해지도록 훈련받았습니다. 오래된 것과 때 묻은 문화는 선호의 대상이 아니라 기피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최근 이런 과거의 행태에 대해서 새로운 반성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개신교도 지나간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손때 묻고 헤어진 기록과 책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믿음의 선조들의 생명이 숨 쉬고 지혜가 숨어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나간 문화유산의 중요성과 그 보존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오늘 이런 모임을 시작으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을 건립하자는 것도 그런 취지의 발로라고 생각합니다.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해외에 가서 가장 부러웠던 것은 선조들의 손때 묻은 문서들이 잘 보관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교회사와 관련된 것으로서, 미국의 드루 대학의 감리교 문서보관소나, 필라델피아의 장로교역사협회, 지금은 없어졌습니다만 노스캐럴라이나의 남장로교 역사재단, 캐나다 토론토의 캐나다연합교회 문서보관소 그 밖에도 영국 BFBS와 미국의 ABS, 스코들란드의 NBSS의 문서보관소 같은 곳은 그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어떻게 선조들의 기록을 보존해 왔는가를 보여주면서 나아가 그들이 세계교회를 어떻게 이끌어왔으며 봉사해 왔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증거들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일찍이 그런 곳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한 곳이 있습니다. 한영제 장로가 세운 기독교박물관은 기독교관련 고문헌의 보고이며,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에는 한국측 자료는 물론이고 한국에 선교하러 온 각 교파들의 해외소재 문헌들을 수집해 놓아서 연구자들이 이제 굳이 해외에 가서 그런 자료들을 보지 않아도 되게끔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 김양선 목사님이 북한에서부터 수집하여 사선을 넘어 이남으로 옮겨와 그것을 토대로 설립한 숭실대학교 기독교박물관은 어떻습니까. 설립한 지 60여년이 지났지만 그 존재감을 더 이상 드러내지 못하고 있고, 그것을 통한 봉사는 미약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들이 보였던 폐쇄성 이외에는 그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이것은 새로 시작하려는 기독교역사문화관에도 좋은 교훈을 줄 것입니다.

이제 한국교회협의회가 지금까지의 에큐메니칼 정신을 더 잘 살려서 교파를 초월한 기독교역사문화 유산들을 수집, 보존하려고 하는 데 대해서 너무 기쁘고 좋은 결실이 이뤄지기를 기원합니다. 더구나 정부에서 한국 기독교의 이 같은 필요에 부응하여 지원하겠다는 데 대해서도 매우 반갑게 생각합니다. 한국 개신교의 성장 규모와 관련, 정부의 지원이 논란의 여지가 없진 않겠습니다마는, 선한 동기에서 이뤄지는 정부의 도움이 자극제가 되어 숙원처럼 되어 왔던 개신교계의 이런 과제가 잘 이뤄졌으면 합니다.

한편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의 웅대한 계획을 보면서 한국 교회가 합심하여 기도하고 정성을 모아 이 일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각오를 단단히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정부의 지원액보다 그 두 배 이상의 재원을 한국 교회가 마련해야만 연면적 4천평 이상의 이 큰 시설을 마련하게 될 터인데, 이는 우리에게 큰 숙제이면서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종래 한국 교회가 이런 문제를 두고 힘을 합쳐본 경험이 많지 않은 만큼 우리 세대가 후손들에게 기독교문화보존의 유산으로서 이를 남긴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합심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기획하고 추진해 오신, 그리고 앞으로 이 일을 맡으실 분들에게 신뢰와 존경과 박수를 보냅니다. 한국 기독교의 역사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도전 앞에 먼저 하나님께 무릎을 꿇고, 교회와 성도들 앞에 비전을 제시하면서 호소하고 설득해 나간다면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도정을 훌륭하게 수행할 것으로 믿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 귀한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무릎 꿇고 기도하며 짐을 서로 나눠지자는 말로 제 격려사를 대신하겠습니다.

2014년 2월 7일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위원회
고문 이만열